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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느님의 심판을 받습니다. 
      심판에는 사심판과 공심판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착함은 '듣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글/ 서철 바오로 신부 / 선교사목국장

 

 

  19살 신학교 입학면접 시험을 볼 때의 일입니다. 몇몇 교수 신부님들이 면접관으로 앉아계셨습니다. "왜 사제가 되려고 합니까?"이 질문에"예, 깨끗하게 살고 싶어서입니다."하고 큰 소리로 답했습니다. 그러자 외국인 신부님이"학생은 목욕을 하지 않습니까?"하고 물었다. 이 답이 아닌가 싶어 이번에는"착하게 살기 위해서입니다."하고 답했습니다. 좀 무섭게 생긴 신부님이 대뜸"신부 중에 착하지 않은 신부 봤어요. 그런데 착하기만 한 신부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하는 것입니다. 그래 주눅이 들어 곰곰이 생각하다가 작은 목소리로"하느님을 전하기 위해서 입니다"하니까 그제야 신부님들의 얼굴에서 미소를 볼 수 있었습니다. 면접시험 이후'깨끗하고 착하게 사는 것이 무엇이 문제일까'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 너희도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잘린 가지처럼 밖에 던져져 말라 버린다. 그러면 사람들이 그런 가지들을 모아 불에 던져 태워 버린다.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청하여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내 제자가 되면, 그것으로 내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될 것이다."(요한 15장 참조)

 

  그리스도인의 행위는 단순히 사회적 인간으로서 행하는 도덕적 선행에 있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비유로 든 '착한 사마리아인'은 율법에 매여 아무런 행위도 하지 않는 완고한 자들에게 들려주신 말씀이지, 사마리아인이 그리스도인은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은 행위가 먼저인 것이 아니라 말씀에 온전히 귀를 기울이고, 그 말씀에 대한 깨달음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철저하게 수동적인 자세에서 출발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버려지고, 내안에 사는 예수님이 움직이실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예수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됩니다. 착한 일을 해서 뭔가 했다는 뿌듯함이나 순간의 위로를 얻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움직임으로서 오는 기쁨과 평화가 전부인 사람들, 그들이'착한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들은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사람들과 확연하게 다른'거룩하도록 불려진'사람이 되어 세상 속에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존재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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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선함은 하느님의 선(善)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스스로의 말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의 뜻을 펼치는 것도 아닙니다. 스스로의 행위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모든 인류의 구원이라는 하느님의 공동선에 참여해야하는 것입니다. 구원은'영원한 생명'이니 세상의 모든 것들을 끊임없이 되살려놓는 것입니다. 죽어가는 것들의 아픔을 감지하고, 그 고통을 함께하면서 살려내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모든 것이'보시니 참 좋은'창조의 원래 모습으로 복원하는 것입니다. 그 복원은 오로지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세상이 너희를 미워할 것이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 너희가 세상에 속한다면 세상은 너희를 자기 사람으로 사랑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 그들은 내 이름 때문에 너희에게 그 모든 일을 저지를 것이다. 그들이 나를 보내신 분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요한15,18-19.21)
하느님을 아는 자와 알지 못하는 자가 같을 수 없습니다. 사랑으로 창조된 모든 것들이 결속으로 일치되어 있음을 알지 못하면, 모든 고통을 감내하며 참 포도나무에 가지로 붙어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가지로 붙어서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아픔이 곧'기쁨'이라는 것을 알아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엘리사벳을 보아라.

  마리아가 천사의 말을 듣고 엘리사벳을 찾아가 인사말을 건네자 엘리사벳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놉니다. 엘리사벳이 마리아가 잉태한 생명을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열어주신 태 안의 생명이 다른 생명을 알아보는 것입니다. 그 생명의 움직임을 알게 된 순간에야 비로소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큰 소리로 외칩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오랜 불임을 겪고 하느님의 뜻으로 생명을 잉태한 사람은 그 생명의 힘으로 다른 사람의 존재 깊은 곳에 숨은 생명을 알아봅니다.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고 내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청하여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그 오랜 불임의 시간을 보내는 첫 번째는 말라 떨어져 버리는 가지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올라오는 내 욕망으로 빚어진 근심을 하느님께'하소연'하며 걷어내는 것입니다. 그 걷어낸 자리에 하느님의 말씀이 자리 잡으면'하얗게'올라오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진정으로 갈망하던 것이었습니다. 다만 세속을 탐하는 욕망들에 갇히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하얌'은 곧 하느님의 뜻이며, 그 아드님이 그러하셨듯이 하느님과의 일치입니다. 그 일치가 하느님이 창조하신 모든 것들과 결속되면서 모든 사물들과 온전히'하나'가 되는 길이며, 그 하나됨은 하느님의 선함 곧 창조의 복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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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은 '삶의 완결' 형식이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이 있고, 그 믿음을 토대로 모인 교회적 삶에서 추구하는 하느님 나라에 대한 소망이 있습니다. 그 소망은 마지막 날에 하느님이 펼치시는 사랑으로 완성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 날까지 그리스도께서 하신 것처럼 끊임없이 내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을 찾으면서 한걸음씩 아버지가 마련하신 나라로 향해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세가 만남의 천막으로 들어가면, 구름 기둥이 내려와 천막 어귀에 머무르고, 주님께서 모세와 말씀을 나누셨습니다." 주님께서는마치사람이자기친구에게말하듯, 모세와 얼굴을 마주하여 말씀하시곤 하셨다."(탈출 35,11)

 

  최후의 심판에 마련된 사랑의 완성
  『예수님께서는 다시 속이 북받치시어 무덤으로 가셨다. 무덤은 동굴인데 그 입구에 돌이 놓여 있었다. 예수님께서 "돌을 치워라."하시니, 죽은 사람의 누이 마르타가"주님, 죽은 지 나흘이나 되어 벌써 냄새가 납니다."하였다. 예수님께서 마르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믿으면 하느님의 영광을 보리라고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그러자 사람들이 돌을 치웠다. 예수님께서는 하늘을 우러러보시며 말씀하셨다. "아버지, 제 말씀을 들어 주셨으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아버지께서 언제나 제 말씀을 들어 주신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요한 11,38-42)』이렇게 기도하시고 큰소리로외치셨습니다." 라자로야, 여기로나와라."
  『"나는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려고 하늘에서 내려왔다.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은, 그분께서 나에게 주신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것이다."(요한 6,38-39)』마지막 날에 마주할 하느님의'하얀 빛'은 우리가 살았던 삶의 시간들을 환히 비추시어 스스로 정화할 수 없었던 삶의 시간들 때문에 흘리는 눈물을 깨끗이 닦아 주시고 당신의 큰 품으로 안아주실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 다시 살게 될 에덴동산
  『"주 하느님께서는 동쪽에 있는 에덴에 동산 하나를 꾸미시어, 당신께서 빚으신 사람을 거기에 두셨다. 보기에 탐스럽고 먹기에 좋은 온갖 나무를 흙에서 자라게 하시고, 동산 한가운데에는 생명나무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자라게 하셨다. 에덴에서 강물이 흘러나와 동산을 적셨다."(창세 2,8-10)』모든 것들이 제 고유의 모습대로 살아 숨 쉬는 곳입니다. 동산 한 가운데에 있는 생명나무는 우리의 영혼들이'죽음으로도 끊어놓을 수 없는 사랑'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잊지 않도록 하는 곳입니다. 그러하니 하느님께서 저녁 산들바람 속을 거니시며'너, 어디 있느냐?'하고 찾으시면, 그 부르심에 언제나'예, 여기 있습니다.'하고 기쁘게 응답하는 시간들이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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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이 바라시는 선(善), 하모니

 

 

  신학교를 입학하던 해에 본당에서는 큰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새사제가 탄생하였기 때문입니다. 새사제의 첫미사를 드리던 날, 본당 모든 신자들은 음식을 준비하고, 영적·물적 예물을 준비하여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미사에 참례하였습니다. 새사제가 두렵고 떨리는 목소리로 봉헌하는 미사는 더 큰 은총의 잔치였습니다. 또한 성가대에서 울려 퍼지는 성가소리는 천상잔치의 분위기를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 노래는'만나를 먹은 이스라엘 백성'이었습니다. "약속한 땅이여, 오 아름다운 대지여, 영원히 머무를 젖과 꿀이 흐르는 그 곳, 이 빵을 먹는 자는 그 복지 얻으리. 아 영원한 생명의 빵은 내 주의 몸이라… ♩♪♬ "
  저는 그 영광스러운 잔치에 성가대로서 함께 하였습니다. 지휘자뿐 아니라 성가대 모든 단원들 그리고 본당신부님과 새신부님도 성가대의 성가에 아주 만족해 하셨습니다. 우리들은 두 달 전부터 연습에 들어갔습니다. 마침 주교좌 본당의 수녀님이 오셔서 성가대를 지휘해주시고 연습시켰습니다. 성가대 인원이 부족해 고3 졸업학생들을 몇 명 뽑았는데, 저는 신학교에 입학했다는 이유로 선택되었습니다. 수녀님은 학생들의 노래를 듣고는 테너, 베이스, 소프라노 그리고 알토로 나누어주었습니다. 저는 테너 파트로 분류되었습니다. 그런데 악보도 볼 줄 모르는데다 음감이 없어서 음을 잡지 못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박자를 셀 줄 몰라 어느 순간에 소리를 내야하는지를 모르는 것이었습니다. 합창을 해야 하니 여럿이서 박자와 음을 제대로 내야 아름다운 하모니가 이루어지는데, 그렇게 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매일 아침과 저녁에 소금물로 가글을 하면서 목청을 다듬고, 혼자 노래 연습을 했지만 잘 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어려운 것은'음을 내면서 박자를 세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수녀님을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다른 사람의 소리를 잘 듣고, 내 지휘를 잘 보아라!"노래를 시작할 때 음을 잡지 못해 헤매는 저에게 소리가 작지만 음을 잘 내는 옆 친구는 아주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그 친구가 음을 내는 것을 얼른 듣고 저는 그 소리에 맞추어 음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박자를 세지 못해 소리를 제 때에 내기 어려운 저는 지휘자의 지휘봉과 입을 유심히 지켜보았습니다. 그러자 그 지휘봉에서 또 지휘자의 입에서'음을 내라'는 신호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그 신호에 맞추어 소리를 내니, 그 소리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모두가 열정적으로 내는 소리는 조화롭게 울려 퍼졌고, 부르는 사람들 모두는 열심히 한 연습을 통해 마지막에'일치'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저 또한 노래에 대한 걸림을 딛고, 지휘를 하신 수녀님으로부터'테너의 거장'이란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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