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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학점의 바리사이와 A+학점의 평신도 그리스도인의 차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채워야 할 핵심 답은 사랑입니다.
매일의 삶 속에서 그 핵심을 잘 찾아 쓰고 있는가
살피는 주간이 됩시다.
강연철 라파엘 신부 / 서청주 성당


  저는 신학교 시절 이런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시험기간에 공부를 하다가 머리를 시킬 겸 동기 신학생 방에 노크를 하고 문을 열었는데, 이 친구, 시험과 상관없는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평소에 공부를 다 해 놓고 여유를 부리는 것일 수도 있는 것인데, 저는 괜한 오지랖으로 걱정이 되어서 제가 만든 요약노트를 복사해 던져 주면서 그것이라도 꼭 한 번 읽고 시험을 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나중에 시험성적이 나왔는데 ‘수 우 미 양 가’의 ‘미’에 해당하는 C+가 나왔습니다. 내가 이 정도라면 그 친구는 보나마나겠다 생각했는데, ‘수’에 해당하는 A+라는 답에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 보니 그 동창은 평소 열심히 그 수업을 들으며 핵심을 파악하고 있었고, 그래서 단 한번 요약본을 읽어 보았을망정 정답을 적을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몰랐습니다. 반면 저는 수업에 앉아는 있었지만 흥미가 없는 과목인지라 집중하지 못했고, 요약정리를 했다고 하지만 중요한 것을 놓치고 주변 언저리 것만을 장황하게 늘어놓았으니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었던 것일지도 몰랐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율법학자는 예수님께 율법의 핵심이 무엇인가 질문을 합니다. 예수님은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 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 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말씀하시며, 율법의 핵심이 사랑이라는 것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 말씀을 듣고 율법학자가 슬기롭게 화답합니다. “마음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그분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제물보다 낫습니다.”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계명을 주신 것은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기보다 그들이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분을 향할 수 있는 이정표로써, 그들이 이웃을 구체적으로 사랑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의 율법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점점 세월이 가면서 그 핵심을 놓치고, 율법조문을 사랑하는 길이 아니라 남을 단죄하고 심판하는 도구로 전락시켰던 것입니다. 사랑의 삶이라는 살아있는 제사를 바치지 못하고, 형식적인 삶의 껍데기 율법 제사를 바쳤던 겁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평신도 희년을 지냈고, 이제 다음 주면 희년이 마무리 됩니다. 우리 한국 천주교회는 평신도들이 스스로 신앙의 진리를 찾아 받아들인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자생적인 교회입니다. 그런 후손답게 여전히 본당의 여러 사도직 단체와 신심단체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보다 더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하며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 사도직 단체들이 있고, 보다 더 하느님과 깊은 관계를 맺으며 그분을 사랑하기 위해 신심단체가 있는 것이지만, 그러나 어떤 경우 과연 그런가? 의문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마치 핵심을 놓치고 주변 언저리의 잡다한 내용만을 가득 채워가던 저의 신학생 시절 답안지처럼 드러나는 숫자나 활성화에 치중하고, 또 어떤 경우 믿음이 없는 사람들의 사회단체와 똑같이 갈등하고 싸우고 미워하는 모습도 많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뭔가를 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핵심을 써야 A+학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채워야 할 핵심 답은 사랑입니다. 매일의 삶 속에서 그 핵심을 잘 찾아 쓰고 있는가 살피는 주간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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