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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문 postedNov 10, 2017

[담화] 2017년 제34회 자선 주일 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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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자비와 사랑의 연대로 인간의 존엄을 회복합시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루카 10,37).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랑하시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날 우리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인 사회현상 중 하나인 ‘1인 가구의 증가’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는 새로운 소비 형태와 가치관의 변화를 가져오고 상업적인 부추김과 새로운 경향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개인주의적인 가치관의 확대로 또 다른 사회문제가 야기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타인과의 관계보다는 자발적인 독립과 고립을 선택하고, 나 혼자만의 행복과 안락함을 제일 중요한 우선의 가치로 삼는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현상은 사회적 고립과 극심한 외로움으로 이어져 홀로 살다가 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세계 강대국들은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난민수용을 거부하는 고립주의 현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104차 세계 이민의 날 담화를 통해 “이주민들과 난민들을 환대하고, 보호하고, 증진하고, 통합시킵시다.”라고 권고하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시대에 만연된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로 인간의 존엄성이 파괴되면서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의 고통이 가중되어 가고 있는 실상과 이런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한 현실을 끊임없이 비판해 왔습니다. 교황의 이런 비판은 무관심의 세계화가 우리를 서서히 다른 이들의 고통에 대해 무감각하게 만들고, 스스로를 자기 안에 가두는 인간으로 만들어가고 있음을 직시하라는 것입니다. 교황은 첫 교황 권고인 「복음의 기쁨」에서 우리 시대의 가슴 아픈 현실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째서 집 없는 노인이 죽은 소식은 뉴스가 되지 않고, 주식 2%가 하락한 것은 뉴스가 되는 것인가요?”(67항, 59항 참조)


  “가난한 이들의 외침을 흘려듣지 말라!”고 외치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상과 우리 사회 안에는 소수 특권층의 손에 축적되는 철면피한 부(재물)”가 있음을 경고합니다. “고통과 소외, 착취와 폭력, 고문과 투옥과 전쟁, 자유와 존엄성의 박탈, 무지와 문맹, 위생의 비상사태와 일자리의 부족, 인신매매와 노예 상태, 추방과 극빈, 그리고 강요된 이주의 흔적을 지닌 수많은 얼굴들이 날마다 우리를 바라보고 있으며”, “가난은 비열한 이득을 위해 착취당하고 권력과 돈의 논리에 짓밟힌 남녀들과 어린이들의 얼굴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저는 여기에서 가장 기본적인 진리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인간의 가장 소중한 가치, 즉 인간의 존엄성은 인간이 하느님을 닮은 모습으로 창조되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358항)는 사실에 근거합니다.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마태 25,35-36)는 주님의 말씀은 인간을 존엄하게 살지 못하게 하는 빈곤과 소외에 대하여 우리가 등을 돌리지 말 것을 요구한다.”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말씀하십니다(「자비와 비참」, 19항).


  이런 이유로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는 숭고한 가치체계를 허물고 사회적 약자들을 더욱 소외시켜 인류 공동체가 인간다움을 잃어버리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나를 타인, 특히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에게 개방하고, 물질적인 나눔을 넘어서 인격적이고 영적인 나눔이야말로 개인과 공동체, 더 나아가 사회를 변화할 수 있게 하는 ‘온전한 인간 발전’으로 이끌 수 있다는 점을 잘 기억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6년 ‘자비의 해’를 마치면서, 우리가 인간의 존엄에 대한 공격에 맞서 연대를 이루어야 하고, 여전히 자비의 활동들을 끊임없이 찾을 것을 촉구하셨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 교회가 연중 제33주일을 ‘세계 가난한 이의 날’로 기념할 것을 권고하셨습니다. 자비는 사랑의 구체적인 활동이며 이 사랑으로 우리 주위에 만연해 있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벽을 허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낮고 가난한 이로 오신 예수님의 뜻에 따라 이웃의 고통을 내 아픔처럼 여기고, 그들을 돌보아야 하는 자선과 사랑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우리를 포함한 모든 세대의 신자에게 우리 자신의 신앙을 지키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봉사하라고 격려하십니다. 동시에 종교의 소속과는 무관하게 모든 이들이 가난한 이들과 나누고, 연대와 형제애를 나눌 수 있도록 초대하십니다. 
  
  저는 올해 자선 주일을 맞아 여러분에게 다음과 같이 권고합니다. 
이웃과의 형제적 관계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참 그리스도인이 되는 기본이자 가장 귀중한 보물이며, 그것은 사랑 안에서 가능합니다. 다양한 빈곤을 물리치고 형제애를 증진하는 방법은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눔으로써 경험하게 되는 축복의 선물입니다. 따라서 여러분이 주님의 자비와 사랑의 연대로 인간의 가장 소중한 가치인 인간의 존엄을 회복하는 데에 나서도록 초대합니다. 가난한 이들이 외치는 초대를 외면하지 맙시다! 마음의 문과 성당의 문을 활짝 열고 손을 내밀어 가난한 이들을 맞이하고 사랑합시다!


  기쁨의 원천인 사랑을 직접 보여 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실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는 대림시기에,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고, 형제적 친교를 경험하는 사랑 실천의 길을 함께 걸어갑시다! 아멘.


2017년 12월 17일, 자선주일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김운회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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