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중심 소리 없이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이들

 

 
안철민 아브라함 신부 / 진천 본당


  요즘 재미있게 읽는 책이 있다. “팩트풀니스” … 저자 ‘한스 로슬링’은 우리가 세상을 긍정적 시선보다는 부정적 시선으로 보는 데 익숙해져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세상이 좋게 바뀐다는 희망적인 통계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세계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고 생각한단다. 그러면서 저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정적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원인 중 하나로 ‘부정 본능’을 지적한다. ‘부정 본능’은 좋은 것보다 나쁜 것에 더 주목하는 본능이다. 그리고 이 ‘부정 본능’을 키우는 세 가지 원인으로, 과거를 잘못 기억하는 습관, 또 하나는 언론인과 활동가들이 사건을 선별적으로(나쁘고 안 좋은 사건들을 위주로) 보도하는 것, 마지막으로 상황이 나쁜데 세상이 더 좋아진다고 말하면 주위 사람들이 냉정하게 보기 때문에 긍정적 평가를 내리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회 안에도 여러 가지 부정적 시선과 긍정적 시선이 공존한다. 교회의 미래가 어둡다. 전교율이 떨어지고, 냉담률이 올라가고, 청소년들이 줄어들고… 부정적 시선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것만을 보면 엄연히 존재하는 긍정적 요인을 놓치기 쉽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에 대해서도 세상의 시선은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네가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베풀 때, 네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유한 이웃을 부르지 마라….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 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세상은 배움과 지식이 어느 정도 비슷하고, 소유한 재산도 엇비슷하며, 지향하는바 또한 어느 정도 유사한 이들끼리 교류하고 관계를 맺으라 말한다. 그래서 오늘 예수님 말씀에 대해 좋은 말이지만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라며 부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우리 주위를 보면 참 좋은 분들이 많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노숙자를 위한 의원을 설립하여 한 평생을 살아가신 선우 경식 원장님, 서울에서 유일한 호스피스 전문 의원인 전진상 의원을 운영하는 벨기에 출신의 원장님, 토론토에서 유명한 대학을 나와 부와 명예를 거머쥘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입양 기관에서 일하면서 기쁘게 살아가는 제가 아는 한 청년….


  우리나라, 그리고 우리 교회가 여러 가지 안 좋은 지표에도 불구하고 튼실하게 서 있을 수 있는 것은 오늘 복음 말씀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는 수많은 분들이 계시기 때문이라면 너무 과하게 표현하는 것일까?


  세상은 큰소리를 내는 이들을 주목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소리 없이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분들을 주목하신다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바로 그들과 함께 세상을 변화시키신다고 나는 믿는다.


  나의 시간과 재물, 나의 노력과 재능을 되돌려 받을 수 없는 곳, 되돌려 받을 수 없는 사람에게 하느님의 이름으로 기꺼이 내어줄 수 있는 용기를 주님께 청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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