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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중심 행복의 조건

 

 
이제현 요한크리소스토모 신부 / 양업고등학교 교목

 

  그리스도인들이 누려야 할 행복에관한 오늘 말씀을 들으면서 문득 옛날노래가 떠올랐습니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행복의 조건,운전자에겐 탁 트인 도로가 행복, 백수에겐 백수탈출이 행복의 조건, 직장인은 승진이 상인은 대박이, 엄마에겐 자식잘 됨이 행복의 조건’

(드렁큰 타이거, ‘행복의 조건’ 중에서)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가사는 쉽게 쓰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전도유망한 농구 코치였던 박승일이라는 분이 루게릭 병으로 알려진 근위축성측생경화증을 앓으면서 전신이 마비되어서 눈동자만움직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동자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기술의 도움을 받아서 자신의 생각을 직접 표현한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행복의 조건은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이라 여겨지는 것들도 어떤 이들에게는 감히 꿈도 꿀 수 없는 엄청난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의 처지를 고려하더라도 오늘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행복의 조건은 많은 이들에게 낯설게 다가옵니다. 가난한 사람, 굶주리는 사람, 우는 사람, 모든 사람의 미움을 받는 사람이 행복하다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다소 상식을 벗어난 것처럼 느껴질수 있는 이 말씀은 제1독서인 예레미야서 말씀을 통해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람에게 의지하는 자와 스러질 몸을 제 힘인 양 여기는 자는 저주를 받으리라”(예레 17,5). “주님을 신뢰하고 그의 신뢰를 주님께 두는 이는 복되다”(예레 17,7). 가난과 굶주림, 슬픔, 미움받는 삶은 분명히 극복해야 할 인간 조건입니다. 그렇지만 세상에서 찬사를 보내는 경제적인 풍요와 배부름, 웃고 인정받는 삶도 우리의 시선을 하느님의 뜻이아니라 자신의 뜻에, 세례 때 청한 영원한 생명, 행복이아니라 찰나의 만족에 가두는 것이기에 극복해야 할 인간 조건입니다.
  재작년에 아이티 꽃동네에 가서 수도자들이 하루를사는 그대로 기도하고 노동하는 일과를 열흘 동안 함께 한 적이 있습니다.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총체적 난국의 사회구조, 불안한 치안상황, 돌보아야 할 가족들로 둘러싸인 수도자들은 그곳에서 복음의 행복을 마르지 않는 샘처럼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한 수사님이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말씀하셨는데 얼굴에 환한 빛이 가득했습니다. “무작정 옷을 껴입고 씻지도 않으면서, 병들어 죽어가는 이를 모셔 와서 깨끗이 씻기고, 그분이 식사를 하게 되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세상에서 많은 이들이 피하고 부정하고 싶어하는 가난, 굶주림, 슬픔, 미움은 저마다 스스로, 가정에서 그리고 사회 전체적으로 겪게 되는 것이 상식입니다. 신앙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그저 피하고 싶은 힘든 순간이지만, 신앙인들에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계신하느님을 만나고 증언하라는 초대가 아닐까요? 세상에서 요구하듯 애써서 반드시 과업을 수행하라는 것이 아니라, 이왕이면 더 큰 행복을 꼭 찾고 누리기를 우리보다 더 원하는 하느님의 마음을 오늘 주님께서는 말씀하신 것입니다. 여러분의 행복의 조건은  무엇입니까?
더도 덜도 말고 하느님이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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