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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사랑은 ‘사랑’을 통해서만 밝혀지는 삶의 진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랑하기로 다짐하고
실제로 작은 사랑이라도
실천할 줄 알아야 합니다.
최문석 안드레아 신부 / 음성 본당

 

  신앙인으로 살아가면서 성당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사랑하라!’라는 말입니다.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고, 술 먹고 늦게 들어오는 남편도, 바가지 긁는 아내도, 자기 앞가림 못하는 자녀도, 오지랖 넓은 옆집 아줌마도 사랑하라는 말을 참 많이도 듣고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그런데 너무 많이 들어서 일까요? 때로는 ‘사랑하라!’는 이 말이 가슴 깊이 와 닿지 않고, 오히려 식상하게 느껴질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엄마의 잔소리 같다고나 할까요? 다 좋고 맞는 말인데도 너무 자주 들어 그런지, 때론 듣기 거북하고 실증이 나서 괜한 반감이 드는 엄마의 잔소리처럼 말이지요. 그래서 이렇게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예수님 말씀처럼, 서로 사랑하면서 살아야지!’ 하면서도 어느 순간엔가 ‘저이는 하는 짓이 미워서 사랑하기가 싫고’, ‘지금은 먹고 살기 바빠서 사랑할 시간도 없고.’, ‘요즘 내 마음이 하도 복잡해서 남 쳐다볼 겨를이 없어서 사랑할 수가 없고’ 등등.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사랑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을 내세우면서 사랑하기를 망설이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랑하기 위해서 먼저 그에 합당한 이유를 찾으려고만 한다면, 사랑하며 사는 일은 언제나 다음의 일로 미뤄질 뿐입니다. 또한 우리가 사랑할 이유를 발견하고, 사랑할 수 있는 내 삶의 조건과 환경이 갖추어졌을 때에만 사랑하려 한다면, 우리는 영영 사랑을 실천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있는 그대로 할 수 있는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미워서 꼴 보기 싫더라도, 아무리 먹고 살기 힘들더라도, 마음이 복잡해 다른 이들에게 관심 둘 여유조차 없다 할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랑하기로 다짐하고 실제로 작은 사랑이라도 실천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사랑하라!’는 이 말이 지니고 있는 참된 의미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게 됩니다. 사랑은 실천을 통해서만 온전히 밝혀지는 삶의 진리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문득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쓴 유홍준 교수님이 남기신 명문(名文) 하나가 떠오릅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사랑하면 더 깊이 알게 되고 더 분명히 보게 되어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다는 삶의 깊은 통찰이 담긴 말씀입니다.
  어쩌면 미운 사람이 여전히 미운 사람으로만 보이는 것도, 오고 가다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사람들로만 비춰지는 것도, 주일미사가 여전히 어쩔 수 없이 참례해야 하는 의무적인 일로만 다가오는 것도, 오늘 하루가 별 다를 바 없는 평범한 하루처럼 느껴지는 것도 우리가 진정으로 사랑을 실천하지 않고 살아온 탓이 아닐까요?
  오늘 주님께서는 또 다시 우리에게 ‘서로 사랑하라!’는 당신의 새로운 계명을 지키는 이야말로 진정으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요한 14,21 참조)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사랑의 삶에로 우리를 초대하고 계십니다. 주님의 이 초대에 의미 없는 대답이 아니라, 사랑을 실천하는 삶으로 응답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먼저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사랑을 실천하는 신앙인이 되어 봅시다. 그러면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시고자 하시는 새로운 세상이 우리 앞에 펼쳐지는 놀라운 일상의 기적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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