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르침

주교회의 담화2026년 제59회 군인 주일 담화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6-09-15 조회수 : 10

2026년 제59회 군인 주일 담화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은 59번째로 맞이하는 군인 주일입니다. 이 순간에도 국토방위를 위해 헌신하는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모든 장병들의 노고에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또한 전후방 각지에서 장병들과 함께 뛰며 그들의 기댈 곳이 되어주는 군종사제들과 협력자 수녀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이 모든 일들이 가능할 수 있도록 기도와 물적 후원으로 군종교구를 지탱해 주시는 각 교구 후원회와 신자분들의 각별한 애정에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좋은 길이 어디냐고 물어 그 길을 걷고 

너희 영혼이 쉴 곳을 찾아라.”(예레 6,16)

최근 프랑스와 미국 등 서구 사회의 청년들이 다시 교회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기쁜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학자들은 젊은 세대의 교회 복귀 현상을, 세속적 상대주의가 주는 허탈함에서 벗어나 하느님에게서 힘과 위로를 얻고자 함이라고 분석하기도 합니다. 신앙이라는 “좋은 땅”(마태 13,8 참조)에 삶의 뿌리를 내리는 청년들의 모습을 보며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됩니다. 세상의 불확실성 속에서 삶의 기초를 신앙에 두려는 청년들의 발걸음은 우리 군 사목 현장에서 이미 익숙하고도 소중한 풍경입니다.

작은 교회인 가정에서 부모를 통해 전수받은 믿음을 귀하게 여기며 살다가, 안타깝게도 학업과 사회생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신앙생활을 쉬고 있는 청년들이 많은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하지만 삶의 커다란 전환점이 되는 군 생활 안에서, 이들은 멈추었던 신앙의 발걸음을 다시 떼며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하는 법을 배워갑니다. 훈련소와 부대 성당에서 다시 만난 하느님은 이들에게 커다란 버팀목이 되어주셨고, 장병들은 이제 그분 곁을 떠나지 않으며 참된 신앙의 길을 걸어가기 위해 노력합니다. 장병들의 이러한 노력을 알기에 군종신부님들은 이들과 함께하기 위해 최전방의 초소, 함정 할 것 없이 기쁘게 달려갑니다.


교회의 ‘지금’인 청년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교황 권고)를 통해 ‘청년들을 세상의 미래라고 말하는 데에만 그칠 수 없으며, 그들은 세상의 현재이며 동시에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데에 이바지하고 있음’을 강조하셨습니다(64항 참조).

군종교구에서 불씨를 지핀 이 거룩한 신앙의 체험은 단지 군 복무 기간에만 머무르는 일시적인 현상이나 추억이 아닙니다. 군 복무 중 하느님의 인격적인 사랑을 직접 체험하고 신앙의 기쁨을 온전히 회복한 우리 장병들은, 군 복무를 마치고 사회와 가정 그리고 각 출신 교구와 본당으로 복귀합니다. 거친 군 생활의 시련 속에서 단단해진 이들의 신앙은 지역 교회의 청년 공동체에 새로운 생명력과 활력이 되어줄 것입니다.

군종교구는 청년 장병들이 전역 후 각 교구에서 ‘교회의 당당한 젊은 주역’이자 빛과 소금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깊은 확신과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군에서 얻은 참된 평화와 기쁨을 품고 세상으로 나가는 이들은 복음의 열정적인 기수가 되어, 방황하는 또래 청년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소중한 신앙의 파수꾼이자 교회의 기둥이 될 것입니다.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

군종교구는 장병들에게 군 복무 중 적어도 한 번은 깊은 신앙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2025년부터 매년 ‘청년대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육군·해군·공군·해병대의 동료 장병들과 한자리에 모여 기도하고 찬양하는 청년대회는 장병들이 군대라는 공간에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 거룩한 교회의 소중한 일원임을 깨닫게 하는 은총의 기회가 됩니다. 청년대회를 거치며 한층 성숙해진 장병들의 영성은 군 복무의 남은 시간들을 견뎌내는 힘이 될 뿐만 아니라, 전역 후 펼쳐질 인생 전체를 신앙 위에 바로 세우는 가장 든든한 반석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병사 500여 명이 참가한 ‘제2회 군종교구 청년대회’는 세계 청년대회의 상징인 ‘WYD 십자가와 성화’를 모시고 진행하여 그 의미를 더욱 깊게 하였습니다. 장병들은 WYD의 십자가를 지고 십자가의 길을 바치며 성화 앞에서 함께 기도를 올렸습니다. 이 뜻깊은 시간은 군종교구가 이미 2027년 서울 WYD를 향한 거룩한 여정 한가운데에서 교회의 발걸음과 온전히 하나 되어 걸어가고 있음을 생생히 증언해 주었습니다.

분단의 아픔이 서린 한반도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군인으로서 평화를 수호하는 우리 장병들은, 세계 청년들에게 진정한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가장 설득력 있게 전달할 다리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군종교구 장병들 역시 2027년 8월 3일부터 8일까지 교황님 방한으로 열리는 WYD 본행사에 기쁜 마음으로 함께할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루면서 

서로서로 지체가 됩니다.”(로마 12,5)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청년은 교회의 미래일 뿐만 아니라 현재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지탱하는 군종교구는 교회의 지금과 미래를 결정짓는 청년 사목의 최전선이자 가장 비옥한 은총의 못자리입니다.

오늘 제59회 군인 주일을 맞아, 국토방위에 헌신하며 청춘의 시간을 바치는 청년 장병들과 이들의 영적 유익을 위해 밤낮으로 봉사하는 군종사제, 수녀님 그리고 사목 협력자들을 위해 마음 모아 기도해 주시길 간곡히 청합니다. 여러분의 기도는 단순히 한 교구를 돕는 차원을 넘어, 한국 교회 전체의 미래를 밝히고 희망을 건져 올리는 가장 확실하고 거룩한 애덕 실천이 될 것입니다.

우리 교회의 미래이자 보석인 청년 장병들이 군 복무라는 특별한 계기를 통해 참된 평화이신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고, 세상을 밝히는 빛과 소금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군종교구에 변함없는 관심과 따뜻한 사랑을 보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좋은 길”이 되시며 우리 삶의 참된 휴식이 되시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평화가 모든 장병과 신자 여러분의 가정과 일상에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


 


2026년 10월 11일 군인 주일에


천주교 군종교구장 서상범 티토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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