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르침

교구장 담화2019년 교구장 성탄 담화문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12-24 조회수 : 821

2019년 성탄 담화문


“그 평화는 끝이 없으리이다”(이사 9,6).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1. 오늘은 예수 성탄 대축일입니다. 구세주 예수님께서 오늘 탄생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성탄을 경축하며 성탄의 기쁨과 평화가 신자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 우리를 위하여 한 아기가 태어나셨습니다(이사 9,5 참조). 성탄 날에 거행하는 세 번의 미사는 한결같이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을 들려줍니다. 이사야는 우리를 위한 한 아기가 태어나고, 왕권이 그의 어깨에 놓일 것이며 그의 이름은 영원한 아버지, 평화의 임금이라 불릴 것이라고 선포합니다(이사 9,5-6 참조). 그 아기는 사람들이 짊어진 무거운 멍에를 없애고 불의의 세상 한 가운데에서 평화를 이룩할 것이니 그 평화는 끝이 없으리라고 선언합니다(이사 9,3-4.6. 참조). 장차 태어날 한 아기가 권능의 하느님이시고 영원한 아버지이시며 평화의 임금이시라는 이 예언은 구약 성경의 다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놀라운 말씀입니다. 
  때가 차서 이사야가 예언한 한 아기가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베들레헴 작은 고을 초라한 마구간에서 태어나신 아기 예수님,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계신 아기 예수님이 바로 권능의 하느님이시고 영원한 아버지이시며 평화의 임금님이십니다.


  3. 예수님은 평화의 임금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에 오시어 평화의 길을 제시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시하신 평화의 길은 사랑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환대하시고 용서하는 하느님의 조건 없는 사랑을 지치지 않고 선포하시며 원수를 사랑하라고(마태 5,44 참조) 가르치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폭력과 불의에 더 큰 사랑과 더 큰 선으로 자신을 내어주시어 평화를 이룩하셨습니다(제50차 세계평화의 날 담화문, 3항 참조)
  예수님께서는 끝까지, 곧 십자가에 이르기까지 비폭력의 길을 가셨으며, 십자가 위에서 피를 흘리심으로써 평화를 이룩하시고 적개심을 허무셨습니다(에페 2,14-16 참조). 그리하여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몸소 우리의 평화가 되셨습니다. 그 평화는 삶과 죽음을 통하여 당신 자신을 가이없는 사랑으로 다 내어주시고 얻으신 열매입니다. 끝까지 사랑하시어 목숨을 내어주신 더 없는 헌신적인 사랑으로 이루신 것입니다.


  4. 평화는 우리 모두의 갈망입니다. 우리 모두는 마음의 평화를 원합니다. 우리 모두는 가정의 평화를 원합니다. 우리 모두는 나라의 평화를 원합니다. 우리 모두는 한반도의 평화 나아가 세계의 평화를 원합니다. 평화의 강력한 무기는 사랑입니다. 서로 사랑하라(요한 15,12 참조), 원수를 사랑하라(마태 5,44 참조)는 복음의 명령은 평화의 대헌장입니다. 평화는 사랑의 열매입니다. 
  최근 우리 사회는 유난히 국론이 분열되고 사회계층간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습니다. 거짓이 난무하고 불의와 불공정이 만연하며 서로간의 무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반목과 증오, 원한과 적개심을 내려놓고 사랑과 진실이 가득한 사회를 만들어가야 하겠습니다. 또한 무관심의 높은 장벽을 허물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사랑을 끊임없이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특히 소외된 노인과 방황하는 청년들에게 관심과 보살핌으로써 희망의 등불을 밝혀주어야 하겠습니다. 
  또한 평화의 강력한 무기는 기도입니다.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이하여 한반도 평화를 위하여 매일 밤 9시에 함께 바치는 우리의 기도는 평화를 주러 오신 아기 예수님의 성탄에 더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예수님은 오늘도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아 있는 이들을 비추시고 우리의 발을 평화의 길로 이끌어 주십니다(루카 1,79 참조). 평화의 임금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서 세상의 악을 이기시고 승리하셨듯이, 우리도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하며 우리 자신을 형제들에게 내어주는 행동하는 사랑을 통하여 세상에 평화를 이루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5. 사랑은 평화의 바탕이자 원동력입니다. 사랑은 평화로 가는 길이며, 평화는 사랑의 결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삶과 죽음을 통하여 당신자신을 가이없이 내어주는 사랑으로 우리의 평화가 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마태 5,9)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평화의 임금이신 예수님의 성탄을 기뻐하는 오늘,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 모두는 사랑의 등불을 밝혀야 하겠습니다.
  
  예수님의 성탄을 축하드리며 성탄의 기쁨과 평화가 신자여러분의 가정과 이 땅에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2019년 12월 25일
예수 성탄 대축일에

 

청주교구장  장 봉 훈 가브리엘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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